미국에서의 첫 캠핑을 다녀오다

미국에서의 첫 캠핑 후기 (Paso Picacho Campground)


캠핑을 다녀온지 꽤 늦었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쓰다보니 부지런 하지 않으면 바로 바로 글을 올리지못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첫번째 포스팅을 한 날 부터 오늘 사이에 같은 곳으로 한 번 더 캠핑을 다녀왔는데, 오늘 글은 두번의 캠핑에 걸친 내용을 함께 합쳐서 쓸까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알려드린것처럼, 이번에 다녀온 캠핑장의 정식 이름은 Paso Picacho Campground 인데, 사람들은 편하게 Cuyamaca campground 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캠핑장 주변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Lake Cuyamaca 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캠핑장에서 쿠야마카 호수까지는 차로 5분정도면 도착합니다. 


Lake Cuyamaca

(https://sdfish.com/lake-cuyamaca/)

조그마한 호수이지만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이룹니다. 호수 주변에서 낚시와 보트를 탈 수 있는데, 단, 드론은 날리는것은 금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호수 바로 옆에 레스토랑이 하나 있지만,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시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Julian으로서 가셔서 애플파이를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처음 쿠야마카 레이크에 왔을 때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댐을 짓고 물을 가두어 만든 인공호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수 뒤로는 늪지대와 넓은 평야지대가 나오는데 드라이브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며, 호수 옆에 주차장이 있어서 밤에 별보러 오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이번 캠핑을 준비하면서 아내의 고마운 허락으로 랜턴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LED 방식과, propane 가스 방식, 개솔린 방식 중에 고민을 했는데, LED 방식은 편하고 저렴하고 구하기도 쉽지만, 밝기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캠핑의 감성(?)을 채워주지는 못하는것 같았습니다. 사실 감성이라면 개솔린 방식이 가장 좋을 것 같았지만, 그 것은 또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 결국은 가스 방식으로 결정 하였습니다.

그렇게 고민끝에 결정한것이 콜맨 노스스타 랜턴입니다😆


맨틀이 2개짜리인  방식이 아닌, 위아래로 길게 늘어진 긴 맨틀(심지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하나가 들어가는 랜턴입니다. Dicks' sporting goods 에서 받은 10% 할인 쿠폰이 있어서 40불 초반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나온는 렌턴들처럼 점화장치도 있어서 편리할 것 같았습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추후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맨틀은 처음에 초벌(?)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초벌을 처음 해보시는 것이라면, 집에서 미리 해서 가시거나, 여분으로 맨틀을 하나더 구입하여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처음으로 맨틀을 초벌하실 때, 실수로 맨틀을 깨뜨리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 초벌을 집에서 하고 가신다면, 맨틀이 이동중에 충격을 받아도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짐을 뒷자석에 한가득 싣고, 집에서 한시간이 걸려서 캠핑장 입구에 도착 했습니다. 캠핑장 입구에는 공원 관리인이 지키고 있는데, 예약을 미리 하셨다면 예약한 캡처 화면을 보여주시거나, 프린트 한 종이를 보여주시면 바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셨더라도, 남는 campsite가 있을 경우,  바로 사용을 할수 있습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캠핑장 입구에 보면, 조그마한 박스가 있는데 그 박스안에는 아래와 같은 티켓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티켓은 사용자가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우선 캠핑장 안에 들어가서 비어 있는 campsite가 어디 인지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평일에는 캠핑장을 관리자가 입구에 있지 않을 뿐더러, 전산으로 빈 자리가 어디인지 확인해줄 시스템이 없기때문입니다. 캠핑장의 온라인 웹사이트에서도 당일날 캠프사이트의 예약 상황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캠핑장에서 핸드폰 시그널이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비어있는 campsite를 확인 했으면 다시 입구로 돌아와서, 티켓에 campsite 넘버와 날짜, vehicle plate 넘버, 사용료를 얼마나 넣었는지 등등의 정보를 기입하면 됩니다. 그리고 campsite 사용료와 이 티켓을 봉투에 넣어서 (봉투 또한 입구에 비치되어 있다) 수거 함에 넣어줍니다.

이러한 예약방법이 처음에는 굉장이 아날로그틱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온라인으로 예약한 site에 는 reserved라고 쪽지가 붙어 있어, 늦게 온 사람들과 겹치는 상황을 방지가 되며, 온라인에서는 당일 예약을 금지 해놓기 때문에 두 팀이 한 campsite를 가지고 겹치는 일이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캘리포니아의 대부분의 캠핑장이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원 관리인의 경우 입구에 항상 상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까지는 입구에 있는 다고 합니다. 혹, 어떠한 문제가 생기거나 firewood 의 구입등등의 일이 필요 하면 캠핑장 중간 중간에 'host here' 식으로 팻말 이 붙어 있는 곳에 가서 관리인과 만날 수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사람들이 붐비는 site를 선호 하지 않아서 캠핑장 깊숙한곳의 campsite를 선택 하였습니다 (쿠야마카 캠핑장의 경우, 70번대 후반의 campsite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붐비지 않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차를 하고 바로 텐트를 설치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경사이지만, 텐트를 칠만한곳 만큼은 평평해서 좋았고,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주변 풍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로 앞에 렌턴을 올려 놓을수도 있는 나무 밑둥도 있고,

텐트 안에 들어가서 보는 풍경은 마치 그냥 숲속에 누워 있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치 산림욕을 하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고 싶었지만, 해가 지면 저녁을 준비하는데 불편할것 같아 서둘러서 sleeping pad와 침낭을 안에다 펴고, 차에서 필요한 짐을 옮겨다 두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떨어지면 저녁 준비가 번거로워 질것 같아 바로 저녁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첫 캠핑에서는 너무나 한국적인 메뉴로 불판에 삼겹살을 가져왔었는데, fire ring에서 직접 사용하지 않아서 아쉬웠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캠핑에서는 이 fire ring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고자, 일회용 그릴과  Costco에서 스테이크 고기를 야심차게 준비해왔습니다. 그리고 일회용 그릴을 따로 가져온 이유는 fire ring의 옆의 불판의 간격이 너무 넓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굽는것은 옳지 못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저희 부부는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잘 달구어진 숯불로 굽기에는 고기와 숯불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었고, 그렇다고 거리를 좁히자고 직화로 굽기에는 두꺼운 고기가 겉만 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유투브에서 숯불에 구울때는 다리가 짧은 grill을 사용하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먼거리에서 천천히 익혀보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굽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략 1시간은 걸렸던것 같습니다. 고기의 겉이 익으면 얇게 겉만 잘라서 먹고, 다시 굽고.. 다시 잘라서 먹고.. 마치 터키 '케밥(Kebap)'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밖에서 먹으면 모든 음식이 맛있는 거늘 :)
costco에서 구입한 중국콩도 함께 구워먹었습니다.



어느덧 해가지고 밤이 다가 왔습니다.

Lake Cuyamaca 는 주변에 불빛이 없어서 별을 보기에 참 좋습니다. 특히나 나무 사이로 보이는 별빛은 참 아름답습니다. 별을 보러 사람들이 추천하는 죠슈아 트리 국립공원 (Joshua Tree National Park)도 다녀온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곳이 분위기는 더 좋은것 같습니다.

해도 지고 했으니, 저희는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을 가면 꼭 해보고 싶었던것이 있었는데,
모닥불에서 S'more(스모어) 만들어 먹는 것!

스모어는 마시멜로를 불에 구워서, 초콜릿과 함께 쿠키에 싸먹는 것을 말합니다. 햄버거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햄버거 빵은 쿠키.
안에 패티는 잘 구워진 마시멜로.
야채는 쵸콜릿 

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노릇 노릇하게 마시멜로를 굽고,

마시멜로를 잘 굽는 방법은 꼬챙이에 마시멜로를 깊숙히 꽃아 주고, 모닥불에서 한 30cm 떨어져서 천천히 돌려가면서 구워주면 잘 구워집니다. 너무 불에 가까히 붙이면 바로 불이 붙어 버리니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고 천천히 구워드셔야합니다. 마시멜로가 갈색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먹기 딱 좋은 굽기입니다.



그리고 쿠키와 초콜릿을 함께 꾹 눌러서 그냥 먹으면 됩니다. 이것이 참 신기한게 마시멜로만 먹어도 많이 단데, 이 세가지를 함께 먹으면 생각보다 달지 않은 적당한 달기가 된다고 할까? 보는것과 달리 그렇게 많이 달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저녁은 스모어로 마무리 하고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참. 이 캠핑장의 정말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산속 한가운데 있는 캠핑장 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시설의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 씻는것을 중요시 하신다면 잠자리에 들기전에 샤워를 할수 있습니다. 캠핑이랑 샤워는 먼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요:)


밤사이 바람이 꽤 많이 불었습니다.
멀리서 부터 바람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다 들리는 듯했습니다.

일어나보니 아무 일없다는 듯이 맑은 날씨.



캠핑을 오면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지고
부지런해진 것 같습니다.

일어나자 마자 커피를 마실 준비..


집에서 미리 갈아온 커피와 프렌치프레스로 숲속에서 내려마시는 커피란.

집에서 마시는 맛과 완벽히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일하기전 잠을 깨기위해서 어쩔수 없이 마시는 커피와 무언가에 쫒기지 않고 풍경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는

여유가 있다는 면에서 너무 다릅니다.






커피도 마시고 잠도 깼으니,

아내와 한번 하이킹을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였습니다.

캠핑장 뒤쪽으로 하이킹 코스가 있었는데

난이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햇빛이 너무 강했습니다. 벌레도 많았고..




쿠야마카에 있는 산에는 특이한 모양의 나무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사실 이 나무들은 10년전에 엄청 큰 산불이 났을때

타버리고 남은 나무들입니다.

그당시에는 얼마나 큰 나무들이 이 산을 뒤업고 있었을지 상상을 해봅니다.


처음에는 아래 덤불 같은 나무들은 자연적으로 자라나기 시작한 나무들일줄 알았지만,

그 산분 이후로 공원측에서 산림을 회복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심은 나무 들이라고 합니다.

이 나무들이 본래의 크기대로 자라려면 오랜시간이 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내려와 캠핑장 주변을 산책하였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여느 캠핑장과는 달리, 사막이 아닌 산속에 있어 나무들이 많고 푸르르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캠프 사이트들 사이의 간격이 멀어서 불편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산책하다 세코야 국립공에서 볼만한 큰 나무들의 밑둥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텐트로 돌아오니, 다른 사람들도 일어나 아침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더 더워질것을 걱정하여, 12시 전에 하산하기로 정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집 가까운 근처의 캠핑장에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아내랑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처럼 꼭 무엇인가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해야 할 필요 없이

이렇게 여유로움 느껴 볼수 있는 주말을 위해 가끔은 이렇게 캠핑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미국에서의 첫 캠핑을 다녀오다 미국에서의 첫 캠핑을 다녀오다 Reviewed by Hyunjun on 7월 25, 2018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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