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야 &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다 (Sequoia/Yosemite National Parks) - 2


<2017년 방문한 Sequoia 국립공원의 Tunnel Log>



드디어 첫째날. 
계획대로라면 약 6시간의 운전 후 세코야 국립공원에 도착하여 오늘 부터 공원을 둘러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아침 부터 서둘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계획은 계획일뿐.. 예상대로 새벽 4시 출발이 아닌, 4시 기상으로 5시가 다 되서야 출발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겨울이라 5시여도 밤처럼 깜깜하였으나, Irvine과 LA를 지나가면서 부터 해가 밝아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다행이도 일찍 출발해서 인지 큰 차량 정체 없이 LA를 통과 할수 있었습니다.



LA빠져나와 Bakersfield까지 가기전,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고 화장실을 이용하였습니다. 보통의 store들이 문을 열기 전에 운전을 하는 경우, 저희는 24시간 문을 여는 맥도날드를 애용하는 편입니다. 맥도날드는 대부분 고속도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경로 이탈로 인한 시간을 절약 할 수 있습니다.

12시 전까지 세코야에 도착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서둘러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Lebec 을 지나가면서 해는 완전히 떠올랐습니다. 어느덧 주변의 풍경은 사막으로 바뀌고 한 없이 앞으로만 뻗는 고속도로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덧 푸른 초원이 나타나다가,



넓은 평원에서 원유를 뽑고 있는 풍경이 보이기도 하기를 반복하다, 저희는 중간 도착지인 Porterville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휴식하고, 기름도 가득채워 넣었습니다. 세코야 공원 안에서는 주유소가 있지만,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공원 밖에서 넣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대부분 갤런당 0.5불정도 비싸더라구요...;;)


우리나라는 기름 한방울도 안나는 곳인데, 미국은 이렇게 평원에서 뽑아내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기름을 가득 채우고 기분 좋게 출발하여 11시쯤 문제의 Lake Kaweah에 도착하였습니다. 세코야 공원에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아름다운 인공 호수인데, 이번 여행의 최악의 event가 여기서 일어 났습니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는 기본적으로 드론을 날릴 수 없는 'No Drone zone'이기 때문에, 공원에 들어가기전 이 호수에서 드론 촬영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바람도 하나 없었고, 햇빛도 쨍쨍하여 드론을 날리기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보통때처럼 드론을 지상에서 2미터 정도 띄우고, 아내의 신호에 따라 우리로 부터 멀어지며 뒤의 풍경을 찍는 식으로 컨트롤러를 조종하고 있었는데, 드론이 저희에게서 200미터 정도 멀어진 순간!!!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컨트롤러에 'compass error' 라는 경고 메세지가 뜨더니 드론이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속도로 왼쪽으로 치우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컨트롤러에는 'GPS disconnected' 라는 경고 뿐만아니라, 당장 드론은 착륙시키라는 경고가 뜨기 시작 하고... 하지만 착륙은 커녕 드론은 고도 조절도 안되고, 좌우 이동도 조절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직 작동하는 것은. rotation 컨트롤.. 


몇초 안되는 시간에 추락해도 호수 위에 추락하면 고프로 또한 찾을 수 없겠다는 생각에 rotation 을 조절하여 빙 돌아 제 뒤에 있는 산에 추락시키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번득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드론은 굉장한 속도로 왼쪽으로 이동하여 제 시야에서는 완전이 사라져버렸습니다..오직 컨트롤러에만 보이는 모니터로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드론을 크게 원을 그려 육지로 이동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육지로 넘어오자마자... 바위언덕들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드론을 이제 이 산을 향에 날아 가고 있었습니다>


고도는 여전히 그대로이고..좌우 조절도 안되는 상태....rotation 조종만으로 빙 돌아오면서 아슬아슬하게 언덕 하나를 스치듯이 지나고...

도로도 지나고...

제 뒤에 있는 산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산에 있는 나무들이 보이고.. 풀이 점점 자세히 보이고.. 바위가 보이면서.. 드론은 그렇게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급발진 사고를 겪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요...전혀 내마음대로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컨트롤하려고 하여 그나마 최선의 장소에 부딛혀보려고 했던 제 모습에서... 조금이나 그분들을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추락 후 보이는 화면>


그 모습을 본 점심을 준비하던 아내와 장인어른께서도 당황한 표정...

한동안 셋은 말이 없다가 전 당장 찾으로 산에 올라가겠다고 주장하고, 아내와 장인어른께서는 절대 찾을 수 없다고 말리셨습니다. 알겠다고는 했지만, 저의 눈은 드론이 추락한 산에서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그런 저를 아내와 장인어른께서 보시더니 그럼 한번 찾으러 가보자 하셔서, 저희는 그렇게 드론탐색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 그땐 알지 못했습니다. 일단 차를 산밑 바로 아래에 주차를 하고, 저랑 아내는 무작정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래에서는 장인 어른께서 추락 위치로 추정되는 곳을 손으로 지정해 주시고, 저희는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탐색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멀리서 보기와는 다르게 산은 매우 가파르고, 수풀은 우거 져있을 뿐만 아니라, 오전에 내렸던 이슬로 인해 땅은 축축하고 미끄러웠습니다. 게다가 근처 곳곳에는 알수 없는 동물들의 배설물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넘게 우리는 산을 뒤졌고 땀은 비오듯이 쏟아지고 진흙으로 젖어 있었지만, 탐색에서 사용한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 조금더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30분이 더 지나 저와 아내는 거의 산정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올라보니, 탐색장소가 너무 넓고 수풀때문에 바로 몇미터 옆에 있어도 모르고 지나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땀으로 인한 체온저하도 걱정이 되었구요.. 

그래서 저흰 일단 철수 하기로 하고 산을 내려가기로 하였습니다. 산을 내려가면서도 혹시나 있는지 계속 찾아보았지만, 전혀 보이지가 않더라구요.

다내려와서 차에 타니, 여행을 지체한것도 장인어른께 죄송하고, 저때문에 산을 오르는 위험을 감수한 아내한테 무척 미안했습니다. 게다가 그 드론은 아내가 큰마음먹고 생일 선물로 사준건데....

그렇게 마음을 추스리고, 저흰 세코야 공원으로 다시 출발 하였습니다. Government shotdown 때문에 공원 게이트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더군요. 오전에 운이 나빴으니 대신 이런 운이라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event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공원 게이트를 무료로 입장한 후, 조금 올라가다보니 차가 막히기 시작하였습니다. 무료인것을 알고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나 싶었으나, 조금더 올라가보니...저 앞에 경찰이 길을 막고 제일 앞에 차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큰 사인이 있었는데...'Road closed'...



이것이 무엇인가? 분명 웹사이트에서 공원 개방한다고 써 있었는데? 온갖생각을 다하며, 이유라도 알자 하고 유턴하는 차들을 무시하고 꾸역꾸역 기다려서 경찰관이 있는 제일 앞까지 갔습니다. 왜 못들어 가냐고 묻자. 원래는 열었었는데, 공원 관리인이 없다보니 위에 일정 숫자의 관광객만 받고 그 숫자를 초과하면 밑에서 길을 막아버리는 것이라고... 길은 20분 전에 막았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20분 전이라니... 저와 아내가 드론을 찾으려고 산을 헤메고 있던 그 시간이었습니다.

아....드론으로 오늘 하루를 이렇게 다 망쳐 버리는 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에게 그럼 내일을 문을 여니?라고 물어보니 내일 올라가고 싶으면 오전에 일찍 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그럼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같은 상황이니? 라고 물었지만 확답은 줄수 없지만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하는 수없이 저희 일행은 돌아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를 돌리면서 장인어른과 아내는 괜찮다 이것도 다 추억이지 하며 괜찮다고 하셨지만,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은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되돌아 가는 길에 '우리 아까 그 호수가서 라면이나 끓여 먹고 가자'라고하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우리는 그길로 돌아나와서 아까 드론을 일어버렸던 그 호숫가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아내가 '이왕 이렇게 된것 다시한번 찾으러 가볼래?'하더군요. 오전에 한번 가봐서 알았지만, 생각보다 위험해서 선뜻 가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내가 선물로 준건데 안찾으로 가는것도 미안했습니다. 어찌할빠를 모르고 있는 상황에 장인어른께서 아까 오전에 주차한데서는 추락 장소가 잘 안보였는데, 드론을 날린 이자리에서는 명확하게 알고 계시니, 아래서 핸드폰으로 위치를 알려주실테니 둘이 한번 더 다녀 오라는 것이 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니 아까보다는 찾을 확률이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들고, 왠지 지금 찾으러 가지 않으면, 나중에 두고 두고 아쉬워 할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한번 탐색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아버님께 추락 위치를 정확히 듣고 주변 지형을 기억해서 탐색할 위치도 어느정도 숙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다시한번 산행을 시작 하였습니다. 올라가다가 알아차린것이지만, 오전에는 전혀 엉뚱한 산을 뒤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훨씬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에 드론이 추락 한곳이 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보는 산의 모습과 실제 올라갔을때 보이는 산의 형태가 달라, 헷갈리고 있던 차에 아래에서 방향을 알려주신다던 장인어른의 모습은 개미보다 작게 보여 팔을 흔드시는 것 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결국 그렇게 한시간 가량을 온 산을 뒤지고 다녔습니다. 장인어른께 통화를 시도 했지만, 너무 외진 곳이라 시그널이 잘 터지지도 않았습니다.
몇번의 시도끝에 통화를 할수 있었고, 말씀 하시길 현재 서있는 곳에서 옆으로 10미터 정도만 이동하여 그지역을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수풀이 너무 높고 보이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내가 기억과 장인 어른의 기억이 달라, 아내는 나무 아래 떨어졌다고 하고, 서로 찾아보자는 위치가 달라 서로 예민해져있던 찰나.....

저 수풀속에 무엇인가 고개를 푹숙이고 처박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바로 그토록 찾아 해메던 드론이었습니다. 저는 추락해서 박살나 있는 것도 잊은채 너무 기뻐, 소리를 쳤고, 아내도 함께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총 4시간의 수색 끝내 결국 찾아내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박살나 있는 것도 걱정도 되지 않았고 그냥 이것을 결국 찾았다는 것에 기뻐하였습니다. 첫날 여행 일정을 망쳤는데, 이것으로 인해 보상받는 느낌 마져 들었습니다.



< 드론을 찾아 헤메는중, 와중에 경치는 참 아름다웠네요..>

산을 내려가면서 아내와 전 '이거 아무나 겪을 수 없는 추억이다'라는 몇번이나 되새기며, 산을 30분 걸려 내려갔습니다. 덕분에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저희 일행 셋은 오늘 일에 대해서 즐거울 수 있었고, 숙소에 도착해서도 오늘 여행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숙소가 있는 Visalia는 꽤 규모가 큰 농업도시라, 레스토랑과 큰 마트들이 많았지만, 그 것 이외에는 마땅히 할일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에서 우리는 소고기기를 구우며, 오늘 추락한 드론에 찍힌 영상을 보며, 내일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세코야 &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다 (Sequoia/Yosemite National Parks) - 2 세코야 &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다 (Sequoia/Yosemite National Parks) - 2 Reviewed by Hyunjun on 1월 16, 2019 Rating: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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